[현장 카메라]주정차 금지 2주…“애들 탈 시간도 없어”

2021-11-03 15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차량 주정차가 금지된 지 약 2주째입니다.

'어린이를 보호하자'는 목적은 좋지만, 불편함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제도 보완을 위한 보완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현장 카메라 정다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을 위해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가 전면 금지됐습니다.

취지는 좋지만,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유가 뭔지, 현장으로 갑니다."

학교 주변으로 주정차가 금지되면서, 주변 도로에 그어져 있었던 주차장 구획선들이 갑자기 지워져 버렸습니다.

주정차가 전면 금지되다 보니, 노상 주차장도 모두 없애버린 것입니다.

다른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한 차주들은, 그대로 그 자리에 주차를 하고 있고, 특히 학교 인근 상가들에선 주차난이 가중됩니다.

[인근 주민]
"주차를 하고 싶어도 주차할 곳이 없어요. 뭐 4km 떨어진 곳에 세우고 올 수는 없잖아요."

"어린이 보호구역 내 주정차는 금지됐지만, 이렇게 표시된 안심승하차존에서는 예외적으로 어린이 승하차를 위한 주정차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곳 어린이보호구역의 안심승하차존의 경우, 지하주차장 출입구와 가깝습니다.

지하에서 올라오는 차량의 운전자에겐 어린이가 잘 안보일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학부모]
"안전하지 않죠. 왜냐하면 저기 주차장 입구잖아요. 진짜 위험하거든요. 뭔가 시행하려면 이 동네 그런 것들 미리 파악하고 해야 되는데…."

또 안심승하차존을 가기 위해 신호등 없는 건널목을 건너야 하는 곳도 있고, 안심승하차존에선 5분 이상 머무를 수 없기 때문에, 학원 버스들은 이용을 피합니다.

[임병문 / 태권도 학원 관계자]
"아이들이 반별로 나오는 시간이 다 다른데 허용된 시간은 5분인데 그 안에 저희가 아이들을 다 픽업한다는 것 자체가 케어가 쉽게 안되거든요."

초등학교 바로 옆에 위치한 장애인 복지관 앞.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차에서 내립니다.

그런데, 하차를 돕는 관계자의 마음은 바쁘기만 합니다.

차량이 정차해선 안 되는 스쿨존에 정차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엄승연 / 장애인종합복지관 관계자]
"60% 이상이 차량이 아니면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이다 보니까. 주정차가 가능한 곳까지 가려면 여기서 약 100미터 이상 올라가야 됩니다."

'장애인을 위해선 스쿨존에서의 예외가 인정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관련 규정은 없습니다.

[엄승연 / 장애인종합복지관 관계자]
"급하게 타고 내리다보면 2차 사고가 발생할 염려가 없지 않아 있습니다. 다시 조정해주시고 선처가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택시 운전사나 택배 차량 기사들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택시기사]
"여기서 내려달라는데 손님을 태우고 저기 뒤로 돌아가서 내려줄 수는 없잖아요."

어린이 교통사고를 막자는 훌륭한 취지에 어울리지 않게, 정책 당국의 준비는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수아 / 초등학생]
"여기 보호구역이고 아이들이 많이 다니니까 여기다가 주차하지 마세요."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김남준 장동하


정다은 기자 dec@donga.com